아들과 기타·베이스 합주에서 배운 것: 메트로놈은 필수

각자는 괜찮았는데, 같이 치니 엉망

아들의 연습을 옆에서 봐주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날 저희가 고른 곡은 그린데이의 Basket Case였어요. 일렉기타와 베이스, 두 대로 맞춰 보기로 했습니다.

각자 따로 칠 때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기타도 베이스도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무리 없이 통과했어요. 그래서 합주도 금방 될 줄 알았음.

그런데 막상 같이 쳐 보니 밸런스가 엉망이었습니다. 어디가 틀렸다고 짚기도 어려운데, 두 소리가 한 곡처럼 붙지 않고 따로 놀았어요.

'각자 칠 땐 분명 괜찮았는데, 왜 같이 치면 이렇게 되지?'

원인은 서로 다른 '혼자만의 박'

돌아보면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아들은 평소 메트로놈을 잘 쓰지 않고 연습해 왔어요. 혼자 칠 때는 자기 안의 박이 곧 기준이니, 조금 빨라지거나 느려져도 스스로는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틀린 음이 없으니 잘 친 것처럼 들리고요.

합주는 다릅니다. 두 사람이 각자 '혼자만의 박'을 갖고 들어오면, 그 차이가 그대로 소리의 어긋남으로 드러납니다. 특히 Basket Case처럼 8분음표가 쉬지 않고 몰아치는 펑크 록에서는 기타의 다운 피킹과 베이스의 8분음표가 같은 자리에 떨어져야 곡이 단단하게 들립니다. 둘 중 한쪽만 살짝 앞서도 소리가 뭉개지고, 듣는 사람은 그걸 '밸런스가 안 맞는다'고 느끼게 됨.

그래서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메트로놈 켜고 연습하자."

낮의 거실, 스탠드에 세워 둔 빨간 일렉기타와 파란 베이스, 각각 옆에 놓인 연습용 앰프, 가운데 보면대 위 휴대폰에는 128 BPM 메트로놈 화면이 떠 있다
기타와 베이스 사이, 보면대 위의 메트로놈이 두 사람의 공통 기준이 된다.

128 BPM에 둘이 같이 맞추기

저희는 128 BPM으로 맞춰 연습했습니다. 혼자의 박이 아니라 메트로놈의 박을 둘이 같이 듣는 것, 그게 핵심이었어요. 클릭이라는 공통 기준이 생기니 누가 앞서고 누가 늦는지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음.

아래는 기타와 베이스가 메트로놈으로 합을 맞출 때 쓸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저희처럼 집에서 가족이나 친구와 두 대로 맞춰 보는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합주 전에 각자 클릭에 붙여 오기

합주 시간에 처음 메트로놈을 켜면 늦습니다. 각자 연습할 때부터 같은 템포의 클릭에 맞춰 와야 합니다. 혼자 칠 때 괜찮았던 것과 클릭에 맞춰 괜찮은 것은 다른 이야기예요. 128에서 곡 전체를 클릭과 함께 통과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8분음표 분할로 다운 피킹의 자리 맞추기

8분음표가 계속 이어지는 곡은 분할을 8분음표로 켜 두면 좋습니다. 클릭이 한 박에 두 번 울리므로, 기타의 다운 피킹 하나하나와 베이스의 8분음표가 클릭 위에 정확히 얹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빠른 8분음표는 손이 저절로 달리기 쉬운데, 쪼갠 클릭이 그걸 붙잡아 줍니다.

클릭 소리는 앰프 소리에 묻히지 않게

일렉기타와 베이스를 앰프로 함께 울리면 휴대폰 클릭이 쉽게 묻힙니다. 음색은 디지털 비프처럼 또렷한 쪽이 잘 들리고, 그래도 안 들리면 앰프 볼륨을 먼저 낮추세요. 클릭이 안 들리는 순간 메트로놈을 켜 둔 의미가 사라집니다.

녹음해서 같이 듣기

합주한 소리를 휴대폰으로 녹음해 같이 들어 보면, 연주하는 동안에는 못 느낀 어긋남이 잘 들립니다. Tap BPM으로 녹음의 템포를 재 보면 곡 중간에 빨라지거나 느려진 구간도 숫자로 확인할 수 있어요.

깨달은 것: 메트로놈은 필수

이번 합주 연습에서 제가 얻은 결론은 하나입니다. 메트로놈은 있으면 좋은 도구가 아니라 필수라는 것.

'혼자 칠 때 괜찮다'는 건 자기 박에 맞춰 괜찮다는 뜻일 뿐이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소리를 맞추려면 둘이 함께 기댈 수 있는 바깥의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을 연습 단계부터 몸에 붙여 두는 도구가 메트로놈이었어요.

특히 아이가 혼자 연습할 때 메트로놈을 잘 안 쓴다면, 합주를 한 번 해 보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따로 칠 때는 보이지 않던 문제가 같이 치는 순간 바로 드러나니까요. 저희 집에서는 그게 메트로놈을 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가장 확실한 계기였음.

기타·베이스 합주를 준비한다면

두 대 이상으로 곡을 맞춰 보려는 분들을 위해 정리해 둡니다.

  • 혼자 칠 때 괜찮아도 합주에서는 어긋날 수 있다. 각자의 박이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 합주 전에 각자 같은 템포의 클릭에 맞춰 곡 전체를 통과해 온다.
  • 8분음표가 이어지는 곡은 분할을 8분음표로 켜고 피킹 하나하나를 클릭에 얹는다.
  • 앰프 소리에 클릭이 묻히지 않도록 또렷한 음색을 고르고 볼륨을 조절한다.
  • 합주를 녹음해 같이 듣고, Tap BPM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진 구간을 확인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빠르기말과 BPM

    안단테는 숫자가 아니라 성격입니다. 그 성격을 메트로놈 숫자로 옮기는 법.

    자세히 읽기
  • 느린 템포 연습법

    빠르게 치는 것보다 천천히 정확하게 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그 이유와 해결법.

    자세히 읽기
  • 폴리리듬 연습

    두 개의 박을 동시에 세려고 하면 실패합니다. 둘이 만나는 격자 하나를 세면 됩니다.

    자세히 읽기

← 글 목록으로 돌아가기